기업의 목표
기업이 어떤 상품을 얼마나, 어떻게, 누구를 위하여 생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가? 이는 기업의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연관된다. 이 앞에서 생산활동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기업은 주식회사라고 했거니와 주시기 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 기업이다. 이윤이 중요한 유인 기제라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자명한 명제이자 원리이다. 현대 경제에서 기업을 이윤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체제전환국에서 국유기업을 민영화하고 서구 선진국에서 공익을 표방해 온 통신 · 전화 · 철도 등 국영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윤추구 동기를 불어넣어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어떤 상품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는 그 상품 생산에서 이윤을 향유한다는 전제하에서 의미가 있다. 얼마를 생산하는 이윤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상품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들은 현존하는 최상의 생산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이는 가급적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한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생산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생산에 참여한 생산요소의 소유자들에게 각종 요소소득을 지불하고 남는 소득인 이윤을 가급적 크게 하려고 하는 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경제학에서는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최대 이윤의 추구, 즉 이윤 극대화(profit maximization)라고 가정한다. 이 가정에 대하여는 많은 비판과 논란이 있다. 그중의 하나는 기업은 최대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어느 정도 이상의 이윤을 내면 만족한다는 것이다. 이를 경영학에서 만족 화가 설(satisficing hypothesis)이라 한다. 다른 하나는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수익 극대화 혹은 시장점유율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상당수 국민이 생각하는 것처럼 부의 사회적 환원, 지속이 가능한 경영, 투명 · 정도(正道) 경영 등을 기업의 목표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에서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이윤 극대화라고 일관되게 가정한다.
만족 화가 설의 문제점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이윤 수준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윤 극대화를 도모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지게 마련이고 자칫하면 도태되고 적대적 인수·합병(merger and acquisition: M&A)의 대상이 되기 쉽다. 판매 수입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도 궁극적으로 이윤 극대화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그러한 단기 목표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지속이 가능한 경영, 투명 정도경영은 이 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방법과 수단을 써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추구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부의 사회적 환원은 이윤 극대화를 성공적으로 추구해 온 기업이 기업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지 기업의 일차적 목표는 아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이상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처럼 극대 이윤을 추구한다고 상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논리적 귀결이다.
이윤은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뺀 잔여 소득이다. 본서에서 말하는 비용은 다음 장에서 설명하는 경제적 비용이고 따라서 이윤은 경제적 이윤이다.
기업은 여러 면에서 수입을 올린다. 그러나 가장 큰 수입원은 제품 판매 수입이다. 본서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여 일체의 재고를 남기지 않고 당기에 모두 시장에 파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면 기업의 총수입은
총수입 = 제품 가격 × 제품 판매량
= 제품 가격 × 제품 생산량
이다. 제품 생산량은 기업이 얼마나 많은 요소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관한 정보를 보여 주는 것이 생산기술과 생산함수이다.
생산기술과 생산함수
생산함수의 기초개념
소비자가 소비할 때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효용이 달라지듯이 기업이 생산할 때 생산기술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진다. 기업은 현재까지 알려진 생산기술 가운데 가장 우수한 생산기술을 사용하고자 한다. 이는 경제학에서 생산함수(production function)로 표시된다.
생산함수란 일정 기간에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생산요소들의 수량과 최대 생산량의 기술적 관계를 나타낸다.
생산요소란 기업이 생산과정에서 생산물을 생산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농가에서 곡물을 생산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노동·농지 · 종자·물·비로 그리고 여러 가지 종류의 농기구 등이 생산요소가 된다. 앞에서 생산요소를 크게 노 동·토지 · 자본·기업가정신의 넷으로 구분하였다.
매기 당 생산물의 수량을 1, 매기다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을 각각 N, K로 표시하고 토지와 기업가정신은 무시하여 전통적인 생산함수를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9-1)
Q = F(N, K)
식 (9-1)과 같은 생산함수에 관련되는 중요한 특성을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생산함수는 유량(How)의 개념이다. 즉 기간을 명기하여 투입 요소와 생산물의 관계를 나타낸다. 기간을 밝힌다는 뜻으로 위에서 매기다 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둘째, 생산함수는 주어진 생산요소를 가지고 지금까지 알려진 생산기술 가운데 가장 우수한 기술을 이용하여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을 보여 준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주어진 생산량을 생산하는 데에는 요소 투입량을 가장 적게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와 장기의 구분
생산함수와 관련하여 경제학에서는 기간을 단기와 장기로 구분한다.
단기(short-run)란 여러 가지 생산요소 중 적어도 한 가지 요소의 투입량이 고정된 기간을 말한다.
생산요소 중에서 생산시설과 공장 건물 등의 자본재는 다른 요소에 비하여 투입량이나 규모를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단기란 기업이 생산시설의 규모를 변경시킬 수 없을 만큼 짧은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에 생산시설(자본)과 같이 투입량이 고정된 생산요소를 고정 요소(fixed input)라 한다. 반면에 노동자와 원재료 등 투입량을 변경시킬 수 있는 생산요소를 가변 요소(variable input)라 한다.
단기에 생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때 고정 요소는 증가시킬 수 없지만 가변 요소를 증가시켜 생산을 늘릴 수 있다.
장기(long-run)란 모든 생산요소가 가변적으로 될 수 있는 충분히 긴 기간을 말한다. 어떠한 생산요소도 고정 요소가 될 수 없는 기간이 장기이다.
개별기업이 아닌 산업 전체로 볼 때 단기는 기존 기업이 타 산업으로 퇴거하고 나 새로운 기업이 그 산업에 진입해 오지 못할 정도로 짧은 기간을 의미하고, 장기는 모든 산업으로의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긴 기간을 의미한다. 장기와 단기를 구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한 달이나 1년과 같은 시간 구 분보다는 생산요소의 가변성의 정도에 따라 장기와 단기를 구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와 단기는 산업이 다르고 기업의 규모가 다름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학교 앞 전자오락실에서 종업원을 하나 더 고용하는 데에는 하루면 족하고 기계 한 대 더 주문하여 설치하는 데에는 열흘이 소요된다면 이 전자오락 기업의 단기는 하루이고 장기는 열흘이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의 장기는 최소한 몇 개월 혹은 몇 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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