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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기업과 생산

현실 세계에는 수많은 재화와 서비스가 있다. 이 재화와 서비스는 누군가에 의해 생산된 것이다. 사람에게 유용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소비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인간 활동을 생산이라 한다. 생산을 담당하는 사람을 생산자라 하고, 생산을 담당하는 조직체를 기업(firm)이라 한다.

재화는 물론 각종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사람도 생산자이다. 예컨대 도매상이나 소매상은 유통 서비스를, 연예인은 흥행 서비스를, 의사는 의료서비스를 생산하는 새 산자이다.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생산자는 단독으로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일정한 조직체를 만들어 생산활동을 하는데 이 조직체가 기업이다. 기업을 만들어 생산하는 이유는 개인이 단독으로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보다 시장에서의 거래비용이 싸게 들고 한정된 자원으로 더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누가 소유·운영하느냐에 따라 크게 정부 기업(government firm)과 민간기업(private firm)으로 나누어진다. 정부 기업은 정부가 소유·운영하는 기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철도·상하수도사업 등이 정부 기업의 예이다. 민간기업은 민간이 소유·운 영하는 기업이다.

 민간기업은 크게 비영리 기업과 영리 기업으로 나뉜다. 비영리 기업(non-profit organization)은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특별한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면서 가급적 수입과 비용을 같게 하려는 기업이다. 학교와 교회 · · 공익재단 등이 비영리 기업이다. 시장경제에서 대부분의 민간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 기업(profit organization)이다. 영리 기업은 다시 개인기업 · 합명회사 합자회사 · 주식회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기업(proprietorship)은 농부 · 의사 · 가수 등과 같이 한 사람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이다. 합명회사(partnership)는 소유주가 둘 이상 소수인 영리 기업이다. 개인 기업과 합명회사는 기업의 채무에 대해 소유주가 자기의 전 재산을 들여서까지 갚아야 하는 법적 책임이 있다. 이를 무한책임(unlimited liability)이라 한다.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기업의 채권자는 개인기업이나 합명회사의 소유주가 가진 재산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회사(corporation)는 출자액에 대해서만 법적 책임을 지는 주주들이 소유하는 회사이다. 주식회사에 출자한 몫을 표시한 증서를 주식(share)이라 한다. 주식의 소유주(주주)는 회사가 파산할 경우 자기가 가지고 있는 주식 가치만 손해를 보는 유한 책임(limited liability)을 진다. 주식회사에서는 대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다. 소유주인 주주들이 이사회의 구성원인 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가 경영진(management)을 임명하여 경영진이 이사회의 감독을 받아 회사를 운영한다. 합자회사(limited partnership)는 유한책임을 지는 사람과 무한책임을 지는 사람이 같이 만든 기업이다.

 현대 경제에서 생산활동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기업은 주식회사이다. 주식회사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출자받아 대규모 자금조달이 용이하며 소수 자연인의 수명과 관계없이 활동이 영속되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의 기업이든 그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 결정해야 할 주요 사항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 어떤 생산기술을 사용하여 생산할 것인가, 각 생산요소를 얼마나 고용하고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기업의 조직과 경영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등이다. 이 중 기업의 조직과 경영구조는 경영학에 맡기고 경제학에서는 앞의 세 가지를 다룬다.

 

[읽을거리]

경영권과 기업가정신

오늘날 기업의 주요 형태는 주식회사이다.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식을 가진 모든 주주(株主)이다. 그러나 기업규모가 확대될수록 불특정 다수인 모든 주주가 주식회사의 경영에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대주주나 전문 경영인이 기업을 경영한다. 기업이 커질수록 대주주가 보유하는 주식 비중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전문경영인은 주식 지분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오늘날 주식회사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있고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은 소유권이 아니라 경영권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회사든 아니든 기업경영의 최고 책임자를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라 부른다. CEO와 기타 이사들을 뭉뚱그려 경영진이라 부른다. 경영진이 경영권을 행사한다. 경영권은 노동·토지 · 자본 등의 생산요소를 체계적으로 사용하여 생산활동을 조직하고, 기업의 비전과 경영전략을 세우며, 사업 확장이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기술개발과 혁신을 추진하는 일 등을 포괄한다. 시장경제에서는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 자유기업 주의 등에 따라 경영권을 폭넓게 인정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조합이 기업의 구조조정에 반대하여 파업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2003년에 대법원이 판결하였다. 모든 국민은 일할 수 있는 권리와 노동삼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 이런 노동권을 내세워 노동조합은 공장을 닫거나 옮기거나 부서를 없애는 등 구조조정을 할 때 경영진이 노조와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사법부의 판단은 구조조정은 경영권의 고유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합의 대상이 아니라 협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경영학에서는 기업경영을 토지·노동·자본에 이어 제4의 생산요소로 본다. 최근에 일부 경제학자들도 수익성 있는 기회를 창출하는 기업인의 능력과 의지를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라고 정의하고 이 기업가정신을 제4의 생산 요소로 보고 있다. 당연히 기업가정신에 근거하여 기업경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업경영과 기업가 정신은 상통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