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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세 가지 기본적인 경제 문제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을 통하여 제1장에서 설명한 세 가지 기본적인 경제 문제,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누구를 위하여 생산할 것인가를 해결한다. 시장 기구가 이러한 경제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하여 그림 5-3을 보자.

의식주 및 오락, 문화 등에 관련된 최종 생산물은 생산물 시장에서 거래된다. 가계는 생산물 시장에서 수요자로 나타나고 기업은 공급자로 나타난다. 한 상품에 대한 가계의 수요는 수요곡선으로, 기업의 공급은 공급곡선으로 표시된다.

시장경제와 기본적인 경제문제

수요곡선의 위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제3장에서 배운 바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림에 서는 그중 소비자의 선호와 소득을 중요한 요인으로 뽑아 표시하였다. 공급곡선의 위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생산비용과 기술을 중요한 요인으로 뽑아 표시하였다. 각각의 생산물 시장에서는 그 생산물에 대한 시장 수요 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균형점에서 가격과 거래량이 결정된다. 무수히 많은 생산물 모두가 각각 시장 수요·공급곡선에 의하여 거래량이 결정됨으로써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 하는 첫째 문제가 풀리는 것이다. 소비자가 전혀 선호하지 않는 생산물은 생산되지 않고, 많이 선호하는 생산물일수록 많이 생산된다.

 자유 시장 경제에서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하는 두 번째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는가? 이는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생산하고자 하는 자율적인 노력을 통하여 저절로 해결 된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돈을 얻기 위해 시장에서 경쟁한다. 같은 품질의 상품이라면 값싸게 생산하여 싼값으로 파는 기업이 시장을 석권한다. 그렇지 못한 기업은 곧 도태되고 만다. 같은 값의 상품이라면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더 많은 소비자를 끌게 된다. 따라서 개별기업은 더 값싸게 혹은 더 질 좋게 생산하기 위해 생산요소들을 고용하고 생산 활동을 조정하며 기술을 혁신한다. 이처럼 기업 이 자율적인 판단과 노력으로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생산할 것인가라는 세 번째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는가? 기업이 최종 생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본 토지·노동 등 생산요소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은 생산요소시장에서 수요자로 나타난다. 한편 가계는 소유하고 있는 생산요 소들을 공급함으로써 요소시장에서 공급자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생산요소시장에서도 각각의 요소에 대하여 시장 수요·공급곡선이 그려지고 그 교차점에서 균형 요소 가격과 요소 고용량이 결정된다.

 기업은 생산과정에 참여한 각 생산요소에 대하여 요소 가격을 치르는데 이는 가계의 요소소득이 된다. 자본을 제공하는 자본가에 대하여는 이자,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에게는 임금, 토지를 제공하는 지주에게는 지대 등으로 분배되고 나머지는 기업가에게 기업이윤으로 귀속된다. 이처럼 생산요소시장에서 분배의 문제가 해결된다. 생산물 시장과 생산요소시장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주택이라는 생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면 건설 인부라는 생산요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이에 따라 건설 인부들의 노동 소득이 증가한다. 그러나 자유 시장 기구는 분배를 공평하게 해 주지는 않는다. 현실사회에서 어떤 사람들은 자본이나 토지 혹은 좋은 기술과 지성, 근면성 등의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이런 자원을 거의 못 가지고 있다. 시장경제는 좋은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소득을 주고, 가치 있는 자원을 못 가진 사람에게는 소득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공평한 분배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처럼 누구를 위하여 생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시장경제가 바람직스럽게 해결해 주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당위성이 생긴다.

  자유 시장 기구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앞에서 자유 시장 기구는 분배 면에서 형평의 문제를 일으키지만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살펴보았다. 정부의 인위적인 통제나 간섭이 없이 자기 이익을 좇는 경제 주체 자 들에게 그냥 맡겨 두어도 가격기구를 통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기구의 바람직한 속성을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 표현하였다.

 

[읽을거리]

보이지 않는 손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이나 양 조장 주인 또는 농부의 자비심이 아니라 자리심(self interest) 때문이다. 개인이나 기업은 일반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하려고 하지도 않거니와 자기가 얼마나 사회의 이익을 증진하고 있는가도 알지 못한다. 다만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할 뿐이다. 이렇게 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받아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목적도 달성하게 된다. , 사리 또는 사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공익도 저 절로 증진된다. 이것이 의도적으로 공익을 증진하려고 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공익을 더 효과적으로 증진하게 시킨다. 전체

사회의 복리가 아닌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추구는 자연적으로, 아니 필연적으로, 사람들이 사회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식을 취하도록 이끈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자유방임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최소 정부 론과 시장만능주의로 일부 (신자유주의) 학자들에 의해 해석되어 왔다. 이는 잘못된 확대 해석이다. 스미스는 같은 책(국부론)에 서 다른 계급과 달리 자본가 계급(스미스의 표현으로는 고용주 계급)의 이익은 사회 일반의 이익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른 계급보다 예리한 이해력을 갖고 사회의 이익보다는 자기의 특수한 사업상의 이익을 더 많이 고려하기 때문이다. “동업자들은 오락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 만나는 경우에도 그들의 대화는 공중에 반하는 음모나 가격 인상을 위한 모종의 책략으로 끝나지 않을 때가 거의 없다.”(110) 따라서 이러한 회합은 공중의 이익을 위해 조장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부론(1776)보다 17년 앞서 출간한 도덕 감정론(1759)에서는 공정을 시민사회의 네 가지 미덕 중 하나로 제시하고, 공정(정의)만큼은 개인들에게 맡겨서는 완전하게 준수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스미스는 담합을 비롯한 각종 불공정한 행위와 경쟁을 가로막는 독과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옹호한 시장개입 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을 죽기 직전까지 수정할 정도로 국부론보다 중시하였다. 유언을 통해 자신의 묘비명을 도덕 감정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라고 써 달라고 하였다.

스미스가 살던 18세기 후반 유럽은 절대왕정이 각 산업의 독점적인 생산 판매권을 동업조합(guild)에 주고 특허료를 받는 시기였다. 대외무역도 특권 상인만이 할 수 있는 중상주의 체제였다.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당시에 이런 독점

과 특권, 경제 규제는 떠오르는 산업자본가들에게는 깨뜨려야 할 족쇄였다. 이와 같은 시대적 대세를 스미스가 대변하였다. 동시에 강력한 신흥 계급으로 등장하는 자본가 계급의 횡포와 다양한 불공정행위의 가능성도 꿰뚫어 보았다.

읽을거리에 있는 스미스의 말은 자유 시장 기구에 대한 최대의 찬사이자 시장경제가 계획경제보다 자원배분의 효율성 면에서 우월한 체제임을 밝혀 주는 논거 시기도 하다. 스미스는 인간이 오직 자기애(自己愛)의 본능에 의해서만 행동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자애심의 본능이 이타심이나 희생정신 등 인간 심성의 고귀한 측면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해서 경제활동에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스미스의 이 통찰에 비추어 볼 때 사회주의 경제가 그 고상한 이념에도 불 그 하고 자본주의 경제에 결국 압도당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