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균형의 결정
지금까지 우리는 수요와 공급을 따로따로 살펴보았다. 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하다면 한 상품의 수요량은 그 상품의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변하고 공급량은 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변한다. 이제 이 수요와 공급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하여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가를 살펴보자.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사과의 시장 수요 표와 공급 표가 표 3-7과 같다고 하자. 이 표에서 각각의 가격 수준에 대응하는 시장 수요량은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소비자의 개별 수요량을 합한 것이고, 시장 공급량은 모든 생산자의 개별 공급량을 합한 것이다.
사과 한 상자 가격이 4만원이라고 하자. 이 가격에서 소비자들의 수요량은 46만 상자이다. 반면에 생산자들의 공급량은 94만 상자나 된다. 이 경우에 46만 상자만 시장에서 거래된다. 시장에 나와 있는 소비자들이 4만 원에 사고자 하는 최대수량이 46만 상자이기 때문이다. 48만 상자는 팔리지 않고 남게 되는데 이것을 초과 공급량 (excess quantity supplied) 한다.

어떤 가격수준에서 소비자들의 수요량보다 생산자들의 공급량이 많아서 상품이 남아돌 때 이 잉여분을 초과 공급량이라고 한다. 만일 시장가격이 4만 원이라면 생산자들에게는 매일 48만 상자라는 초과 공급량이 불필요한 재고로 쌓이게 된다. 불필요한 재고가 쌓이면 생산자들은 값을 낮추어 재고를 처분하려 한다. 그 결과 시장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가격이 하락하면 생산가 들은 공급량을 줄이지만 소비자들은 종전보다 더 많은 수량을 사고가 한다. 가격이 하락하면 그림 3-8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급량의 감소와 수요량의 증가가 이 중으로 초과 공급량을 축소하는 것이다. 초과 공급량이 축소되더라도 양(+)인 한 시장 가격은 계속 하락한다. 이번에는 사과 가격이 15,000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가격에서 소비자들은 하루에 110만 상자를 사고자 하는 데 반하여 생산자들은 44만 상자를 공급한다. 그 결과 44만 상자의 사과만 시장에서 거래된다. 시장에 나와 있는 생산자들이 15,000원에 팔고자 하는 최대수량이 44만 상자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66만 상자를 더 사고 싶어도 사과가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살 수 없다.
어떤 가격수준에서 소비자들의 수요량이 생산자들의 공급량보다 많아서 상품의 부족한 상이 발생할 때 이 부족분을 초과수요량(excess quantity demanded)이라고 한다.
초과수요량이 생기면 소비자끼리 경쟁이 일어나 좀 더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사과를 사고자 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은 오르기 시작한다. 가격이 오름에 따라 소비자들의 수요량은 줄어들고 생산자들의 공급량은 늘어나 초과수요량은 축소된다. 그러나 초과수요량이 양인 한 시장 가격은 계속 상승한다.
이처럼 초과 공급량이 존재하면 가격이 하락하고 초과수요량이 존재하면 가격이 상승하게 마련이다. 초과 공급량도 없고 초과수요량도 없는 상태, 즉 시장공급량과 시장 수요량이 일치하는 상태에서만 가격은 상승하거나 하락할 유인이 없게 된다. 표 3-7에서 사과 가격이 25,000원인 경우를 보자. 이 가격 수준에서는 소비자들 이 사고자 하는 수량과 생산자들이 팔고자 하는 수량이 똑같기 때문에 초과수요량도 없고 초과 공급량도 없다. 따라서 가격은 상승 압력도 받지 않고 하락 압력도 받지 않게 되어 25,000원의 수준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된다. 이때 우리는 시장이 균형 (equilibrium)에 있다고 말한다.
균형 혹은 균형상태란 일단 그 상태에 도달하면 다른 상태로 변화할 유인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시장수요량과 시장 공급량이 일치하는 가격 수준에서는 소비자들이 사고 싶어 하는 수량을 모두 살 수 있고 생산자들이 팔고 싶어 하는 수량을 모두 팔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과 공급자들이 모두 만족하게 되기 때문에 다른 가격 수준으로 변경될 유인이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장 수요량과 시장 공급량이 일치하는 가격 수준을 시장 균형 가격(market equilibrium price)이라고 부른다. 시장 균형 가격은 간단히 줄여서 균형 가격이라고도 부른다. 균형 가격 하에서의 수요량과 공급량을 균형 거래량 혹은 균형 수급 량이라고 하다. 표 3-7에서 사과의 균형 가격은 25,000원이고 균형 거래량은 70만 상자이다. 그림 3-8은 표 3-7을 반영한 시장 수요곡선 D와 시장 공급곡선 S를 동일한 평면에 함께 표시한 것이다. 두 곡선 모두 종축은 가격을 표시하고 횡축은 수량을 표시한다. 수량은 공급곡선에 관해서는 공급량으로 읽고, 수요곡선에 관해서는 수요량으로 읽으면 된다. 그림에서 균형 상태는 시장 수요곡선과 시장 공급곡선이 만나는 E점에서 달성된다. E점을 균형점이라 부른다. 균형점은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는 점이다. 이때 균형 가격은 25,000원, 균형 거래량은 70만 상자이다. 균형 가격 25,000원보다 높은 가격 수준에서는 초과 공급량이 발생하여 가격을 하락시키는 압력이 존재한다. 반대로 균형 가격보다 낮은 가격 수준에서는 초과수요량이 발생하여 가격을 상승시키는 압력이 존재한다. 앞 장에서 경제학의 주요 원리로 제시한 것처럼 시장은 균형을 향하여 움직인다. 균형 가격 25,000원에서만이 가격은 상승이나 하락의 압력을 받지 않아 그 가격이 유지된다. 수요 공급의 이론은 현실시장에서 관측되는 시장 가격과 거래량을 균형 가격과 균형 거래량으로 파악하는 이론이다. 수요·공급의 이론은 경제학에서 시장가격과 거래량의 결정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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