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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행동 경제학

지금까지 우리는 소비자나 생산자 등의 경제주체가 일관성 있게 합리적으로 행 동한다고 가정하여 이론을 전개해 왔다. 일관성 있게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경제주체를 제2장에서 경제인(homo economicus)이라 정의하고 이 경제인의 합리적인 경제행위를 연구하였다. 합리적인 소비행태를 효용 극대화, 합리적인 생산 행태를 이윤 극대화로 묘사하였다. 효용 극대화와 이윤 극대화는 자기의 만족과 이윤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경제주체를 상정하였다. 합리성과 이기성은 주류 경제학의 전통적인 접근방법이다.

주류 경제학의 전통적인 접근방법에 대해 심리학에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비판을 해 왔다.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도 많다. 극대화, 최적화만이 합리성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주체는 항상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때로 이타적이고 공정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심리학의 비판에 대해 주류 경제학은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다수의 경 제주체가 대부분의 시간에 합리적 행위를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며 대부분 의 흥미로운 경제현상은 전통적인 접근방법으로 유용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믿기 때 문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일단의 경제학자들이 심리학적 접근방법을 경제학에 도입하여 적지 않은 경제현상을 현실적 합성 있게 분석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경제 학계에서도 예전처럼 이런 접근방법을 도외시할 수 없게 되었다. 심리학을 결합한 새로운 경제학을 행동경제학 혹은 행태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라 부른다.

 

1. 행동경제학의 접근방식

주류 경제학이 합리적인 인간을 상정하고 연구하는 데 비해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실제 행동 패턴을 연구한다. 이 두드러진 특징 때문에 행동경제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행동의 결과로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가, 사람들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절하기 위한 정책은 무엇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 행동의 비합리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행동 경제 학에서는 인간 행동의 비합리성이 흔히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 심리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 심 리가 실제 행동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심리를 연구한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선택 메뉴가 많아서 좋다고 본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정보가 너무 많으면 선택에 혼란과 어려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좋은 게 아니라고 본다. 주류 경제학은 경제주체들이 으레 자기 이익을 우선적으로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이 기적 선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행동경제학은 경제주체들이 공정성과 정의감과 같은 사회적 선호도 가지고 있다고 상정한다. 주류 경제학은 행동경제학의 문제의식을 인정하면서도 비합리성, 이타성, 심리적 요인 등이 사회 전체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 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행동경제학은 지난 40년간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비합리성, 이타성, 심리적 요인 등이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왔다.

 

2. 인간 행동의 특성

제한된 합리성

주류 경제학이 상정하는 경제인은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고 정보 처리와 계산면에서 전지전능한 슈퍼맨이다. 소비자는 명확하고 일관성이 있고 안정적인 선호 체계를 가지며 모든 소비재의 모든 소비량에 대해 한계효용을 정확히 알고 모든 소비재의 가격도 알기 때문에 최적 소비 바구니를 즉각 계산해 낼 수 있다. 기업은 현존하는 생산기술 중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을 사용하고 모든 요소의 모든 고용 수준에 서 한계 생산물을 정확히 알며 장기의 제품 가격도 정확히 예측하고 장기에 최적의 공 장 규모인 최소효율 규모도 제대로 헤아린다.

현실세계의 경제주체는 주류 경제학이 상정하는 경제인과 거리가 멀다. 경제적 선택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모든 정보를 가지려 하 지도 않는다. 설사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확히 인식하고 처리하며, 계산해 내기도 어렵다.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일찍이 사이먼(Herbert Simon)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현실세계에서 사람들은 한정된 정보와 인지능력의 한계로 반드시 효용 극대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런 뜻에서 경제주체들은 기존 주류 경제학이 가정한 완벽한 합리성이 아니라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다고 보았다.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경제주체는 자기가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효용이나 이윤을 얻으면 굳이 극대화를 추구하지 않고 그 수준에서 만족한 다는 만족화 가설(satisficing hypothesis)을 주장하였다. 기존 경제학에서 상정하는 완벽한 합리성 대신 보다 현실적인 대안의 공준을 제시한 공로로 사이먼은 1978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사이몬의 제한된 합리성 개념은 기존 경제학에서 상정하는 합리성이 최적화라 는 수학적 엄밀성에 빠져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고 현실 설명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인식을 경제학계에 부분적으로나마 심어 줌으로써 행동경제학의 모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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